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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024학년도/서울(육아대디&기간제)/정샘 미술] 합격수기
번호 : 3 | 작성자 : 운영자 | 조회 : 356 | 작성일 : 2024/02/27 09:56:38

시작에 앞서 공부 방법은 정말 특별할 것이 없어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을 듯 합니다. 다만, 불확실하고 어려운 제약 조건 속에서 주저하시는 분들께는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길 바라며 허심탄회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지역 : 서울 공립 / 공부기간 : 2년 / 정샘 교수님 인강

최종점수


저는 올해로 44살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둔 아빠이고, 가장입니다. 기간제교사로 13년간 근무를 했습니다. 그중 10년 동안 근무했던 세 번째 학교는 모 대학재단의 사립학교였고, 교직 생활의 전부와도 같던 곳입니다. 아이들도 너무 좋았고, 단순한 직장 동료 이상의 관계였던 선생님들.. 공립학교에서 보다 몇 배의 업무를 맡아도 외려 인정받는 기분이라 더 열심히 했습니다. 그리고 9년째 되던 해 말에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2022년

학교에서 ‘2023학년도에 미술교사를 드디어 채용할 것이니, 단단히 잘 준비해서 꼭 합격해라.’라고 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42살이 되던 그해에서야 임용고시 공부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핑계, 변명 같지만, 생계를 위해 기간제교사를 시작했고 주변에 임용고시 성공사례를 본 적이 없어 그동안 시도조차 안해봤습니다. 정보도 없어 인터넷 검색하다가 메이저 학원인 박문각이 좋아보였고, 그 중 정샘 교수님의 1년 패키지를 신청했고, 교육학은 권지수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 가정도 있고, 직장도 있기에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짜내며 공부했습니다. 대학 재단이라 가까운 대학도서관을 이용하며 출근 전과 퇴근 후를 이용해 공부했습니다. 4시 기상하면 도서관 가서 공부한 후 출근했고, 퇴근 후 육아를 하다 아내가 6시 반에 퇴근하면 도서관으로 가서 11시까지 공부하고 돌아오는 패턴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업무는 여전히 많았지만, 담당부장님은 제 업무를 대신해주시기도 하고, 여러 선생님들이 도서관까지 찾아와 밥도 사주시는 등 학교에서도 배려해주고 응원해줬습니다. 처음에는 한 문제도 못풀며 고전했던 내용들이 여름 이후에야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름 방학 중 모의고사에서 목표했던 전공 과락 점수인 32점을 넘기기 시작했고, 2학기 중에는 40점대 중후반으로 꾸준히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결과

교육학 19.67점, 전공 40점 총점은 59.67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작년 공립 기준으로 몇 개 지역의 1차 커트라인에 가까스로 통과할 수 있는 정도였고, 사립 단독 지원점수만을 놓고 보면 꽤나 괜찮은 점수였습니다. 5배수를 모집하는 방식의 사립단독지원 1차 명단 중 수위권이었고 안도감과 기대감에 더해 ‘너는 1차만 통과하면..’이라는 희망을 학교에서 주었기에 교만함까지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후에 2차 학교 자체 전형에서 수업실연과 면접 모두 잘해냈습니다. 10년 넘게 수업을 했던 저에겐 강점인 부분이라 자신 있게 해냈고, 3배수로 추려진 마지막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재단의 최종 면접만을 두게 되었습니다. 실패할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모두 다 ‘1차만 통과하면 ...’이라고...저도 그말을 철썩같이 믿었습니다. 어리석었고 교만했습니다. 그 친했던 동료들 이미 결과를 알텐데, 발표 당일까지도 쉬쉬했고

그 결과는 ‘아쉽지만 불합격 처리되었습니다.’라는 문자 한통으로 통보받았습니다. 최종합격자는 까마득한 대학 후배였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10년 동안 근무했던 학교였는데, 미안했는지... 누구에게 위로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내부자들의 이경영의 마지막보다 더 고독했던 순간이었습니다.

2023년

다시 가장으로 생계를 이끌고 살아내야 했기에 너무 싫었지만, 무너지는 가슴을 감추고 기간제 원서를 넣고 다시 수업실연, 면접을 하고, 다른 학교에 기간제교사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정신을 차리기 쉽지 않았습니다. 실패자의 모습으로 가족에게 얼굴을 들지 못했고, 10년 간 일했던 학교, 함께했던 동료도 잃고, 철저하게 고독 속에서 다시 1년은 살아내야만 했습니다. 다시 공부할 엄두가 아직 나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잡히지 않았지만... 그냥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정샘교수님의 1년 패키지를 다시 끊고, 그렇게 1월부터 4월까지를 강의만 들으며 복습 없이 세월을 보냈습니다.

하늘이 도운건지, 새 직장의 여건은 좋았습니다. 집 앞에 위치한 학교였고, 13년만의 교직 생활에 처음으로 담임을 맡지 않았습니다. 시수가 22시수로 좀 많기는 했지만, 족히 3명 분은 더 되는 업무분장을 늘 안고 지내던 시절을 생각하면 수업 시수 몇 시간 정도 많은 건 일도 아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보다 몇 살 아래인 부서의 부장님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업무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었습니다. 미술실은 공부할 수 있는 준비실 공간이 있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외톨이가 된 덕에 지난 학교처럼 술 마시러 나오라고 불러낼 동료조차도 없었습니다. 일 때문에 공부를 못한다는 말은 핑계고, 변명이 될 수 밖에 없을 상황이라 여겨졌습니다.

일과 및 패턴

5월이 되고 정신적 회복이 어느 정도 된 후에야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직전 학교에서는 꿈도 못꾸던 4시 20분 칼퇴근 후 아이를 유치원에서 하원시킨 후 저녁을 해서 먹이면 아내가 6시 반에 퇴근하면 도서관으로 가서 그 때부터 집중을 했습니다. 작년에는 오후 11시 가까이까지 공부하고 귀가했지만, 올해는 가족 얼굴은 보면서 하고 싶었습니다. 보통 10시 전까지 마무리 짓고 3시간 정도 집중해서 공부했습니다.

월별 정리

1월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2월 1년 패키지를 끊고 기본강의 수강만 했습니다.
3-4월 새 학교에 적응 중 출근 전, 퇴근 후 밀린 강의를 듣고 회독은 전혀 못했고, 4월쯤 되니 기본서, 필독서 강의가 진도가 얼추 맞아갔습니다.

5-6월
5월부턴 꼭풀 80제가 시작이 되기에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새벽수영을 다니는 화,목 외에 5시 기상하여 놓아두었던 교육학을 기본서 중심으로 다시 시작했습니다. 전공은 총 8주로 진행되는 시스템인 것을 알기에 정샘 교수님께서 내시는 주차별 영역을 위주로 회독을 시작했습니다. 학교에서 수업이 없는 공강 시간 일정을 정하고 문제 풀이 후 퇴근 후 도서관에서 일주일간 문제를 중심으로 그 영역을 회독하며, 주말에는 더 집중해서 공부했습니다. 기출문제 풀이 강의는 진행되었기에 조금씩 밀리더라도 중심을 꼭풀에 두고 기출풀이 영역을 최대한 꼭풀의 영역에 맞춰 공부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7-8월
제 여건상 여름방학이 있는 이때가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할 시기였고, 여기서 점수를 끌어올리지 못하면 승산이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이때부터 교육학도 권지수 교수님 하반기 패키지로 수강하여 전공과 마찬가지로 영역별 문제풀이를 중심으로 회독했습니다. 새벽 5시에 기상 후 교육학을 공부 하고 아이가 일어나면 아침을 해서 먹이고 같이 나와 8시 반에 등원 시키면서 저도 도서관으로 가면 9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다시 아이의 유치원 하원 시간이 4시 반 무렵이 되면 하원을 시키고 저녁을 먹인 후 아내가 퇴근하면 다시 저녁 7시에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9시 쯤 되면 귀가했고, 12시전까지 빠르게 훑어보고 잤던거 같습니다.

영역별 문제풀이 중 그 주에 요일별로 회독을 먼저 한 후 7-8월 문제를 풀었습니다., 이를테면, 미교론 중심으로 하는 시간이면 5월 미교론 문제를 다시 꺼내서 복습하고, 기출풀이 미교론을 한번 보고필독서 미교론을 한 번 본 후 7월 문제를 풀고 그 후 이틀을 문제 복습 그리고 나중에 단권화를 위해 최종적으로 요약한 것을 심화서에 기록했습니다. 짧은 3주지만 여름방학이 있었기에 가능한 시스템이었습니다.

9월-11월
새벽 4시 기상했습니다. 출근 전 아이의 아침을 차려주기 까지 공부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시간을 계산했을 때 세시간... 두 시간은 교육학, 한 시간은 전공을 했습니다. 교육학도 조금 심도있게 보다보면 교육학으로 세시간을 다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세 시간 외에 일과 중에 교육학은 오전 이후로 공부하진 않았습니다.

전공은 실전문제 풀이 복습을 메인으로 두고, 한 주에 2개 영역씩으로 회독해 9월-10월에 전영역을 각각 한번 회독했습니다. 11월은 하루에 한 개 영역을 요점 위주로 회독했습니다.



특별할 것도 없지만, 시험일정에 임박하기까지 방대한 양을 외워야 하는데 도저히 안외워지는 것들은 앞 글자를 따서 말을 만들었습니다. 뒤로 갈수록 무조건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스톨리츠의 비평 다섯가지

재적비평
상주의적비평
락주의적비평
도주의적비평
규칙에 의한 비평

내인맥의 규칙
으로 실제 작년 시험에서 한문제 건졌고, 올해 프리드먼도 앞글자로 영사의 상문간 기구로 외워 맞춘 것 같습니다..

안소니카로는

업재료
소니카로
성형 분할 
재료 유색 부정
용접 구축

산왕공고(슬램덩크에 나오는...)에서 용접으로 외웠습니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지만 안외워지는 건 억지로 말을 만들어서 기억했고, 때로는 어차피 나만 기억하는 건데, 비속어로 글자조합하여 청킹해가면서도 외우기도 했습니다.

이동 중은 강의를 다시 듣기로 들었습니다. 공부 첫해에는 차로 이동이 많아 길지 않은 이동거리에도 운전중에 틀었고, 이번해에는 주로 따릉이로 이동해가는 동안에도 계속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아까운 이동 시간을 다시듣기를 통해 되내이는 효과는 있었던 듯 싶습니다.

단권화

후반기에 시험에 임박했을 때 봐야할 압축적인 무기 한권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브노트를 만들고 자료를 오려 붙이고 치중하는 등의 소모적인 방식은 본말이 전도된 거라 생각했고, 저는 정리할 수 있는 능력도 시간도 없어서 심화서를 최종병기로 활용했습니다. 1학기는 기본서에, 2학기는 심화서에 압축해서 적었습니다. 5-6월 꼭풀, 7-8월 영역별, 9-11월 모의고사 모두를 압축해서 포스트잇에 적어 심화서에 붙여넣었습니다.

권화한 심화서


전년도와 비슷한 패턴으로 9월부터 첨삭해주신 점수가 조금씩 오르며 2학기 들어 성과가 났습니다. 9-11월 모의고사 시작하며 40점대 중후반, 50점대 초반, 50점대 중후반으로 목표한 점수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2차 준비

또 다른 세계였습니다. 20년만에 처음으로 해보는 실기였습니다..평달에 1차의 실력을 채워야하는 상황에 실기.. 시간도 돈도 사치였던 지라..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과연 1차를 통과했을까. 가능성이 희박할 듯 했습니다. 소묘는 미술실에서 또 집에 이젤을 챙겨가 혼자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밑지는 셈치고, 노량진에 있는 실기학원에서 디자인만 두 세번 정도 수강하며 그렇게 1차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차 결과

교육학 14.67, 전공 52, 총점 66.67
서울 커트라인 65.33보다 1.33점 높게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1차 발표날부터 바로 실기학원으로 가서 소묘까지 등록했습니다. 실기 시험까지 남은 기간은 3주가 조금 안되는 시간..뒤늦게 따라가기 힘들었지만, 최종적으로 꽤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수업실연은 실제 근무중인 학교의 부장님들이 도와서 임장하고 피드백을 주었고, 수업실연 직전 정샘교수님도
따로 일정을 잡아 주시고, 봐주셨습니다.
면접은 온라인으로 1개 스터디, 친한 동료 교사 앞에서 한번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2차 최종점수


멘탈

무너져버린 멘탈 회복은 정말 관건이었습니다. 시험이 문제가 아니라.. 열심히 하면 된다고 믿어왔던 세상 전체가 거짓 같아서 일상이 견디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4월전까진 주말에 가족과 1박2일로 여행도 하고, 때로 일부러 술자리도 만들었습니다. 1학기까지는 출근 전에 새벽 수영도 했고, 체력에도 정신적 회복에도 나름 도움이 되었습니다. 5월부터는 오기와 독기로 다시 시작하면서도 긴 수험기간 동안 고독, 증오, 불안... 요동치는 감정의 기복은 하루에도 수차례 찾아왔고, 직장에서도 또 가정에서도 흔들리는 모습 보이기 싫었기에 그냥 미술실에서 혼자 울었습니다. 40대 중반의 아저씨가.. 직업군인으로 기나긴 군대생활에서도 한번을 안울었는데, 살면서 올해 1년 동안 가장 많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 기분이 나아진다기 보다 더 오기가 생겼고,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힘이 되어주었던 첨삭


위로도 응원도 못받는 상황에서 정샘 교수님이 첨삭에 틈틈이 적어주시는 메시지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마치며

주경야독하는 입장에서 기출에 나온 ‘삼여도’는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세 개의 시간만 주어져도 공부할 수 있다. 그래도 그 시절의 선비들은 육아는 안했을 터인데, 저는 일과 육아, 공부를 함께 했습니다.

쓰다보니 부끄럽게도 별 소리를 다 길게 써놓은 것 같습니다. 엄청 대단한 거 이룬 거도 아니지만,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이룬 것에 대해 스스로는 대견한 것 같습니다. 또 아에게도 역경에서 이겨낸 아빠로 떳떳해 질 수 있어 다행으로 여겨집니다. 개인의 상황에 따라 저보다 훨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분들도 계실텐데, 그래도 제 수기로 누군가에겐 희망이 될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뻔한 얘기같지만,
정년퇴임을 앞두신 한 선생님께서 실패한 제게 말씀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인생 새옹지마라고, 곧 분명히 좋은 일 찾아온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땐 그말이 정말 싫었는데,,, 이제 조금이나마 알 듯합니다.. 아직도 인생을 배웁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을 잃지 마시고, 희망이 안생기면 오기와 독기로라도 이겨내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출처] 미술임용고시 정샘 | 2024 서울 합격수기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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